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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공급망 실사 지침(CSDDD) 사례와 중소기업의 대응 방안

by 경영지도사 2024. 11. 27.

 

 

최근 몇 년 동안 글로벌 경제 환경은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와 같은 지속 가능성 원칙이 핵심 화두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들도 국제 규범과 윤리적 경영 관행을 충족시키는 것이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EU가 제정한 공급망 실사 지침(CSDDD, 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은 기업의 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 및 환경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해결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EU 공급망 실사 지침은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지만, 중소기업도 해당 지침의 파급 효과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협력사로서 대기업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이 많습니다. 오늘 포스팅 글은 조금 무겁게 느껴집니다. 이번 포스팅 글에서는 CSDDD의 주요 내용과 쟁점과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U 공급망 실사 지침(CSDDD)의 주요 내용

EU 공급망 실사 지침은 기업들이 자신의 공급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식별하고 이를 해결할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EU 공급망 실사 지침에서 요구하는 실사 항목

EU공급망 실사 지침 적용 대상 기업

EU 공급망 실사 지침(CSDDD)은 EU 내에서 운영되는 기업뿐 아니라 EU 외부에서 활동하며 EU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에도 적용됩니다. 그러나 역내 기업과 역외 기업은 적용 기준, 의무 사항, 적용 시점 등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다음은 주요 차이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EU 역내 역외 기업 대상

  예시 1) 한국 기업이 EU 내에 법인을 설립한 경우, 해당 법인은 EU 역내 기업으로 분류됨
  예시 2) EU 역내 기업을 대상으로 제품을 납품하는 한국 기업은 역외 기업으로 분류됨

1. 적용 기준

역내 기업과 역외 기업에 대한 적용 기준은 다소 다르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역내 기업은 주로 직원 수와 매출 기준에 따라 적용되며, 역외 기업은 EU 내 매출 규모를 기준으로 적용됩니다.

  • 역내 기업:
    • 평균 직원 수 1,000명 이상
    • 연간 전 세계 매출이 4.5억 유로 초과
  • 역외 기업:
    • EU 내 매출이 4.5억 유로를 초과
    • 로열티 수익이 2,250만 유로를 초과하고 EU 내 매출이 8,000만 유로를 초과

즉, 역외 기업은 EU 시장에서 발생한 매출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지침의 적용을 받습니다.

2. 적용 시점

지침의 적용 시점도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있습니다. 역내 기업은 일반적으로 역외 기업보다 먼저 지침을 적용받습니다.

  • 역내 기업: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
  • 역외 기업: 역내 기업보다 1년 후인 2028년부터 적용

이는 역외 기업이 지침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결과입니다.

3. 적용 범위

역내 기업은 전 세계적인 공급망과 운영 활동에 대해 지침을 적용받는 반면, 역외 기업은 EU 시장과 관련된 비즈니스 활동에 한정됩니다.

  • 역내 기업: 글로벌 공급망 및 운영 활동 전체에 대해 실사 의무 적용
  • 역외 기업: EU 내 비즈니스 활동에 한정하여 실사 의무 적용

예를 들어, 한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 EU 내 법인을 통해 운영한다면, 해당 법인은 역내 기업으로 간주되어 전 세계 공급망에 대해 실사를 수행해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EU로 제품을 수출하는 경우는 EU 내 비즈니스 활동에만 실사가 요구됩니다.

4. 실사 보고 및 공시 의무

역내 기업과 역외 기업 모두 실사 결과를 공시해야 하지만, 역외 기업의 경우 EU 내 대표자를 지정하고 해당 대표자의 정보(이름, 주소, 연락처 등)를 함께 공시해야 하는 추가 의무가 있습니다.

  • 역내 기업: 실사 결과를 연례 보고서 형태로 공시
  • 역외 기업:
    • EU 내 공식 대표자 지정 및 대표자 정보 공시
    • 연례 보고서 공시

5. 법적 책임과 제재

역내 기업과 역외 기업 모두 동일한 수준의 법적 책임을 가지며, 제재 또한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그러나 역외 기업은 EU 내에서 법적 문제 발생 시 지정된 대표자를 통해 책임이 이행됩니다.

  • 역내 기업: 직접적인 법적 책임 부담
  • 역외 기업: 대표자가 법적 문제를 대리하여 책임 이행

예를 들어, EU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역외 기업이 인권 실사 의무를 위반할 경우, 벌금 및 기업명 공개와 같은 제재는 역내 기업과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EU 공급망 실사 지침 법안 추진 경과

CSDDD의 주요 쟁점

EU 공급망 실사 지침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주요 쟁점이 논의되었습니다.

  적용 범위: 지침은 EU 역내뿐 아니라 역외 기업에도 적용되어 글로벌 기업들에게 법적 책임을 부과합니다. 이로 인해 비EU 지역 기업도 EU 기준에 맞춰야 하는 부담이 생깁니다.

 연대 책임: 협력사가 단독으로 초래한 문제라도 기업이 해당 협력사와 공동으로 기여한 것으로 간주되면 연대 책임을 져야 합니다.

 비용 문제: 공급망 실사에 드는 비용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소송 리스크: NGO 및 이해관계자들이 기업 대신 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 법적 리스크가 증가합니다.

중소기업 대응방안

중소기업은 제한된 자원 속에서도 다음의 대응 방안을 통해 효과적으로 CSDDD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1. 공급망 리스크 식별 및 관리

공급망 실사 지침(CSDDD)의 핵심은 기업이 자신의 공급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부정적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습니다. 이 과정은 크게 리스크 식별, 우선순위 설정, 체계 구축, 지속적 관리의 네 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리스크 식별 - 공급망 구조와 주요 위험 요인 파악

첫 단계는 공급망의 구조를 명확히 이해하고, 그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 및 환경 위험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기업은 공급망을 세분화하고,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를 분석해야 합니다.

  • 공급망 구조 분석 - 공급망의 상류(원재료 조달, 제조)와 하류(유통, 판매)를 나누어 주요 활동을 세부적으로 파악합니다.
  • 위험 요인 평가 - 각 단계에서 발생 가능한 인권 침해(아동 노동, 강제 노동 등), 환경 악화(오염, 생물다양성 손실 등)와 같은 리스크를 식별합니다.
  • 데이터 수집 - 기존 계약서, 감사 보고서, 업계 표준 자료 등을 통해 위험 요소를 객관적으로 확인합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제3자 기관 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2) 우선순위 설정 - 심각성과 발생 가능성 평가

리스크가 식별되었다면, 각 리스크를 심각성과 발생 가능성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합니다. 이는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필수적입니다.

  • 심각성 평가 - 리스크가 미치는 영향의 규모, 회복 불가능성, 영향 범위를 기준으로 심각성을 판단합니다.
  • 발생 가능성 평가 - 과거 데이터 및 업계 사례를 기반으로 리스크가 실제로 발생할 확률을 분석합니다.
  • 우선순위 매트릭스 - 심각성과 발생 가능성을 조합하여 우선순위 매트릭스를 작성하고, 가장 시급한 문제부터 대응합니다.

예를 들어, 아동 노동이 빈번히 발생하는 국가에서 원자재를 조달하는 경우, 해당 지역 협력사에 대한 우선적인 실사가 필요합니다.

  3)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 예방 및 완화 전략

리스크를 식별하고 우선순위를 설정한 후에는 이를 관리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주요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 행동 강령 도입 - 모든 협력사에게 준수해야 할 인권 및 환경 표준을 명시한 행동 강령을 제공하고, 계약서에 포함합니다.
  • 협력사 감사 - 정기적으로 협력사를 감사하고, 문제를 발견하면 개선 계획을 수립합니다. 외부 감사 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 교육 및 지원 - 협력사에게 윤리적 경영 원칙과 실사 방법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고, 실질적인 지원(기술 및 재정)을 병행합니다.
  • 계약상 보증 - 협력사와 계약할 때, 리스크 관리를 위한 조항을 포함하여 실사 의무를 강화합니다.

리스크가 높은 지역이나 협력사에는 심화된 관리 방안을 적용하여 체계적으로 문제를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4) 리스크 식별 - 공급망 구조와 주요 위험 요인 파악

마지막 단계는 구축한 관리 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는 것입니다.

  • 성과 지표 설정 - 실사 프로세스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KPI(Key Performance Indicators)를 정의합니다.
  • 정기 보고 - 리스크 관리 상태를 주기적으로 보고하고, 결과를 기반으로 실사 프로세스를 업데이트합니다.
  • 재발 방지 조치 - 부정적 영향이 발생했을 경우,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합니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공급망 리스크 식별과 관리는 단순한 의무를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체계적인 접근과 지속적인 개선이 핵심입니다.

2. 협력사와의 협업

중소기업은 협력사와 긴밀히 협력하여 실사 의무를 준수할 수 있습니다. 협력사와의 계약에 행동 강령 및 실사 요건을 명시하고, 실사 결과를 기반으로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기술적 지원을 통해 실사 준수를 용이하게 할 수 있습니다.

3. 디지털 도구 활용

디지털 도구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실사 과정을 효율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 수집 및 보고서 작성을 자동화하고, 협력사의 실사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4. 외부 컨설팅 및 교육 활용

전문 컨설팅 기관과 협력하여 실사 체계를 구축하거나 내부 인력을 교육하여 실사 의무를 충족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는 초기 단계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CSDDD 사례

성공사례

BMW는 공급망 내에서 발생 가능한 인권 및 환경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독자적인 지속 가능한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협력사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며, 정기적인 실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공급망의 투명성을 확보했습니다.

BMW 2030년 탄소배출량 40% 감소 목표 (출처 BMW)

특히, BMW는 협력사의 ESG 기준 준수율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며, 브랜드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지속 가능성 평가에서의 높은 점수로 이어졌으며, 2022년에는 시장 가치가 1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실패사례

프랑스의 석유 기업 Total Energies는 우간다와 탄자니아에서 진행한 유전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심각한 인권 침해 및 환경 파괴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로 인해 수천 명의 지역 주민이 강제 이주를 당해 생계 기반을 잃었으며, 해당 지역의 환경오염으로 생태계가 심각하게 훼손되었습니다.

국제 시민단체와 환경 보호 단체들은 Total Energies의 공급망 관리 미비를 강하게 비판하며, 기업이 인권 실사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러한 법적 분쟁은 Total Energies의 신뢰도와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결국, Total Energies는 법적 책임을 묻는 여러 소송과 대규모 벌금 부과에 직면했으며, 프로젝트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례는 공급망 실사의 중요성을 간과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법적 리스크와 기업 평판 손실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포스코홀딩스, 유럽 공급망 실사 지침(CSDDD)  대응 사례

포스코홀딩스는 유럽에서 시행될 공급망 실사 지침(CSDDD)에 대비하여 다양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지침은 기업들에게 공급망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 침해환경 리스크를 식별하고 해결할 책임을 부여합니다. 포스코홀딩스는 2027년부터 실사 주체로서 이러한 의무를 다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대응 체계를 구축 중입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미 일부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공급망 실사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와 독일의 주요 기업들이 자사의 공급망을 대상으로 실사를 진행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BMW와 폭스바겐이 공급 입찰 과정에서 ESG 평가를 필수 조건으로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공급망 실사가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와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비해, 포스코홀딩스는 이미 ESG 관리 전략을 수립하고 실사 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2년 10월에는 철강 부문에서 지속가능성 인증을 획득하며, 공급망 내 ESG 기준 준수를 위한 노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공급망 실사 지침이 요구하는 책임을 효과적으로 이행할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EU 공급망 실사 지침은 기업들에게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초기 단계에서 자원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이 지침을 단순한 규제가 아닌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기회로 활용한다면, 장기적인 성장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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